사 회

홈으로 doyou.x-y.net Civil On


전체 | 사건 (6) | 교육 (18) | 건강 (4) | 생활정보 (0) | 지역 (0) | 미디어 (0) | 사회일반 (88)
내 / 용 / 보 / 기
글작성자
 관리자 2009-01-10 10:01:26 | 조회 : 1502
제      목  검찰보다 더 무서운 건...기자들이다.
검찰보다 더 무서운 건...기자들이다.

세계일보에서는, 심지어 미네르바를 '가짜'라고 직접적으로 표현했다.

그런데 그 이유가, 그 미네르바가 우리가 알던 미네르바가 아니라서 가짜라는 뜻이 아니라,

'전문대졸 무직자'이기 때문에 가짜라는 것이다. 신문은 '세상을 떠들썩 하게 하던 자의 실체가

전문대졸 무직자라는 사실에 매우 허탈감을 느낀다'고 시작해 그러한 내용으로 끝을 맺고 있

다.



나는 미네르바 사건과 관련해서 여러가지 프레임이 있는데, 그것들은

'네티즌의 표현의 자유에 관한 건' 과

'허위사실 유포죄의 기준에 관한 건'과

'잡혀진 미네르바의 진위 건'과

'미네르바 사건에 연관된 각종 음모 건'과

또 한가지 '전문대졸 무직자인 (잡혀간)미네르바의 정체' 들이 있다고 보는데,

그중 마지막 '전문대졸 무직자'라는 프레임은 아주 천박하고 싸구려 스러운 것으로 보인다.



이건 전문대졸 무직자들의 허탈감과 자괴감을 대변하고자 하는 차원을 넘어선 문제가 있다.

사실, 주류 언론의 오피니언들은 대부분 정규교육을 받고 대체적으로 '인서울 명문대'출신

에 다른 창창한 직업출신이거나 혹은 그 자리에 있다는 것만으로 인정을 받는 '언론계'인

물들이다.

실은 대부분의 기사를 작성하는 사람들은 대한민국에서 엘리트라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고,

그들이 쓰는 글에는 자연히 그들의 의식과 습관이 드러날 수 있다.



'전문대졸 무직자'라는 사실은 분명 의아하다. 그러나 그것이 정당한 의문이기 위해서는 두가지

의도여야 한다. 하나는 '전문대졸 무직자가 그토록 다양한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지식과 깊은 경

제적 견식을 어떻게 쌓았을까'라는 것과 '그는 이전에 50대에 각종 경력을 가진 사람이라고 자신

을 밝혔었는데, 거짓말이란 말인가..'라는 것이다.



여기에는 미묘한 차이가 있다. "전문대졸 무직자가 그런 글을 쓰기에는 무리가 있다"라는 말에는,

한 편에는 "전문대 출신으로서 실업적 학문이 아닌 경제학에 대해 그토록 깊고 자세하게, 자신의

전공과 무관한 학문을 그 정도의 깊이로 습득하는 것은 정말로 힘든 일이며", "무직자로서 금융

업계 실무에 대한 그토록 탁월한 통찰과 견해를 가지는 것 역시 정말로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라는 것이 있으며, 다른 한편에는 "전문대졸 무직자 따위가 뭘 제대로 할 수 있어?"라는 의

식이 있다.



지금 언론은, 전문대졸 무직자 따위가 한말은, 맞든 안맞든 '가짜'라고 말한다.

미네르바가 전문대를 나와 무직인데, 책으로 독학을 하고 나머지 부분은 이런 저런 책들이나

애널리스트들의 글에서 베끼고 짜깁기도 좀 하고 했다고 쳐도 문제될 것은 없다. '그래도 미네

르바는 위대하다'라는 뜻이 아니라, 좋은 정보좀 참고하고 그러한 루트로 습득한 지식을 글로

쓰는 것은 기실 누구나에게 해당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그것을 뛰어넘어 많은 사람

들에게 자신의 독창성과 글의 완성력을 보여줬고, 그 예측의 정확성과 분석력도 인정을 받았다.

이것은 사회적인 fact다. 이러한 지난 사회적 행태의 팩트 자체는 법적인 것으로 측량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는 사회의 구성원들과 지난 여론을 통해 각자가 판단해야 한다. 우리는, 그리고

당신들 사회의 엘리트들은 어떠했는가? 미네르바의 글들은 분명 인정을 받았다. 이것은 사회적

사실이다.



그런데 이제와서, 명문 4년제 대학아니고, 공고 전문대 출신이라서, 게다가 직업도 못가진

백수여서 그가 쓴 글은 모두 거짓말이라는 것인가? 사회적 편견과 학벌사회의 뿌리깊은 악습

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태다. 이는 아무리 훤칠한 능력과 실력을 갖추더라도 우선은 학벌로 인정받

는 이 사회의 구조를 보여준다. 취업, 일상생활, 결혼, 실상 모든 부분에서 그렇다. 이는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의식일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미디어가 그렇게 강요하는 부분이 더 많

다. 텔레비전은, 점잖고 객관적인 척 이야기 할때는 '학벌과 외모보다 실력을 우선시 하는

사회'를 말한다. 그렇지만, 드라마나 천박한 쇼프로 따위에서는 어떤가? 공고, 전문대, 무

직이라는 요소는 사람들에게 웃음을 유발하는데, 그 웃음이란 '나보다 못한 자에 대한 조

소'가 굵직하게 섞여 있는 웃음이다.



실력있는 사람이 자신의 실력을 학벌과 겉모습이라는 사회의 낙인때문에 썩혀두고 있어야 하는

것은 이 사회가 반드시 개선해야 할 문제점이자 모순이고, 부끄러움이다. 그렇게 만든 것은 어쩌

면 이나라의 엘리트들에게도 그 책임이 크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그들은 그러한 구조를 만들

어놓고는, 모순적이게도 자신들의 모순적 구도에 동참하지 못해 낙오한 자에게 비난을 퍼붓는다.



이건 꼭 닭과 달걀의 논쟁에서 '누가 뭐래도 닭이 달걀보다 먼저야! 그러니 닭보다 먼저 떨궈진

저 달걀은 그냥 돌덩이일 뿐이야!'라면서 달걀을 차버리는 독단과 다르지 않다. '누가 뭐래도 학

벌이 진짜 실력을 보여주는 거야! 그러니까 저 전문대 자식은 실력이 없는거야!'라는 이야

기인 것이다. 그런데 이게 일단 국민들끼리 자조적으로 혹은 독단적으로나 이야기하는 것이면 사

실 큰 상관은 없겠는데, 모두를 세뇌시키는 미디어의 주 논조라는 것이 개탄스러운 것이다,

위험한 것이다.



천재적인 실력을 갖추었지만, 전문대졸이면 채용될 수 없다. 유례없이 유창한 글을 쓰는 시인이

지만, 공고출신이면 당신책을 사서 읽기는 싫다. 네가 하는 말은 다 맞긴 한데, 넌 백수 따위니까

네 말 듣기는 기분나쁘다. -> 이런 이야기가 어느덧 사회에서, 언론에서 공공연하게 선언될 수 있

는 상황이 만들어 졌다. 이는 진짜 실력을 학벌과 조건으로 평가한다는 면에서, 인간의 기본

적인 의식에 대한 파괴적 비난을 넘어 국가 경쟁력에 대한 심각한 도전적 상황이나 다름없

다.



이 나라의 온갖 공고출신, 전문대졸 출신, 백수들에게 누구도 비난할 자격은 없다. 심지어 그들이

학벌가지고 조건 갖춘 이들의 헤게모니를 위협한다고 해서 날뛰는 것은 더욱 꼴사나운 것이다.

실력있는 사람들이 사회적 족쇄때문에 그가 하는 모든 말은 가짜이어야 하는 사회. 물리학 박사가

환경미화원에 지원하는 시대에 어쩌면 당연한 건지도 모르겠다.

나도 이 사회가 비난하는 저 세가지 '낙인' 중에 하나에 곧 속하게 될 것으로 보이는 상태다. 나는

인문계 고등학교를 졸업했고 4년제 대학을 다니지만 졸업하면 아무리 좋게 봐도 한동안은 백수로

지낼 수 있다. 그것은 이나라의 젊은이들 다수가 처해있는 상황일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사다리

타고 올라서 학벌과 엘리트의식으로 무장한 서 '사다리를 차는 세력'이 그토록 오만하게 지껄이는

모습에 한마디씩 동참할 필요가 있을까? 정말로 겁나고 무섭다. 이 정부가 추진하려는 '일자리

마련'이라는 게 어쩌면 일자리를 만들어 사람들을 취직시키는게 아니라, '일자리 없는 백

수'들은 사회적 구성원에서 아예 배제시켜버리는 것은 아닌가 하고 말이다.

번호 Category c 제 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사회일반  검찰보다 더 무서운 건...기자들이다. 관리자   09.01.10 1502
공지 사회일반  제발 배고픈 늑대가 되라! 관리자   10.04.22 1446
공지 사회일반  오세훈의 경국지설(傾國之舌) 관리자   11.01.11 1276
공지 사회일반  귀하와 같은 사상을 가리켜 '거지근성'이라 합니... 관리자   10.07.30 1035
공지 사회일반  쪽팔림이 실종된 시대 관리자   13.11.25 1139
공지 사회일반  당신 조국이 어디야? 관리자   13.11.26 932
공지 사회일반  권력이 국민을 통제하는 두가지 방법 관리자   13.12.09 1141
공지 사회일반  주군을 보호하라? 그대들은 국민이길 포기한 것... 관리자   14.05.02 774
공지 사회일반  "싱글세는 국가주의 독재자들이 도입했던 시대착... 관리자   14.11.13 724
공지 사회일반  일본을 답습하는 병리현상 관리자   14.11.13 1135
공지 사회일반  [조국의 밥과 법]‘벼룩의 간 빼먹기’ 관리자   14.11.13 967
공지 사회일반  나라가 망하는 47가지 사례 관리자   16.10.06 675
공지 사회일반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취임사 관리자   17.06.15 436
 [1][2][3][4][5] 6  
Copyright 1999-2022 Zeroboard / skin by daer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