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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리자 2006-12-26 10:00:50 | 조회 : 1314
제      목  대통령의 어법, 왜 문제일까요?
대통령의 어법, 왜 문제일까요?



모처럼 시원해서 죽겠다^^ 이게 대부분 [노빠]들의 생각일 것입니다. 평소에 대통령께 불만이 많아 투덜투덜하시던 선배 한분이 새벽같이 전화를 하더니, 다짜고짜로 [아이고 시원해라, 아이고 시원해라, 아이고 씨이워언해라]하면서 박장대소를 하시더군요.^^ 이런 분이 한두 분이 아니더라고요.

그런데 뭐가 그렇게 시원했을까요? 평소에 대통령께서 저런 말씀 하지 않으신 것도 아닌데, 하신 말씀의 내용을 우리가 몰랐던 것도 아닌데. 다 아는 이야기를 했는데 뭐가 그렇게 시원할까요?

많은 분들을 시원하게 만든 것은 그 말씀의 내용도 그렇지만, 대통령께서 체면 차리지 않으시고 고상 떨지 않으시고 할말을 제대로 하신 것이 시원하다는 것 아닐까요?

저는 이 정부 초기에 대통령의 어법에 얽힌 싸움이 본질적 싸움이란 요지의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만, 진짜 그렇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대부분의 언론이 별 실체 없는 고건 이야기를 빼면 대통령의 말씀 내용보다는 말투, 기타 실체 없는 막말논쟁에 몰두합니다. 대통령이 어떻게 그렇게 말하니? 라는 겁니다.

그러니까, 어떻게 그런 말을 하니? 라는 체면에 묶여 높은 사람들은 못하는 말이 있습니다. 심지어 저 같은 시인나부랑이에게도, 어떻게 시인이 그런 단어를 쓰니, 하면서 말을 못하게 하는 사람들이 있지요. 차라리 여자가 어떻게 그런 말을 쓰니 라든가 하는 억압은 시대가 바뀜으로써 거부가 가능합니다만, 처지가 달라졌으니 처지에 맞는 말을 하라는 억압만큼 심각한 것은 없다 싶습니다. 그래, 난 그딴 고상한 말 못 배웠다, 그래서 어쩌라구? 하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다가 꼴딱 내려가곤 합니다. ^^

대통령이 되었으니 대통령답게 말을 하라는 것은 일견 보기에 참 그럴듯한 주문입니다. 그런데요, 대통령다운 어법이란 게 규정된 것이 실제로 있습니까? 대통령의 사전, 대통령 관용어, 이런 것이 사회적인 합의를 거쳐 규정된 게 있다는 말을 저는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대통령이 되었으니 대통령답게 말하라는 규칙은 누가 정한 것인가? 그건 과거의 기득권이 정한 것입니다. 기득권이 정했다 해서 다 나쁜 것은 아니니만큼, 대통령께서도 지킬 것은 당연히 지켜야겠지요. 그러나 어법을 문제 삼는 사람들의 무의식을 한 번 더듬어보면 문제가 그리 간단한 것은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대통령답게 말하기란, 어떤 단어를 사용하면 안 된다, 어떤 말투는 사용하면 안 된다, 이런 단어수준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말이란 그 사람의 문화 전부입니다. 그의 생활습관이요 그의 사고형태인데, 자신을 낳은 토양을 버리고 다른 문화로 옮아오라는 요구, 그리하여 이미 낡은 정치문화 안에서 형성된 대통령다움의 말과 몸을 입으라는 요구가 어법에 대한 시비에 잔뜩 녹아있습니다.

[내가 책임진다]라는 말과 [본인에게 책임이 있다]라는 말 사이의 주체의 참여정도가 같다고 보십니까? 전자는 말 그대로 [나]의 말이지만, 후자는 의전입니다. 형식적으로 책임이 있다고 말하는 말투이므로 주체의 책임감은 훨씬 덜합니다. 대통령다운 어법은 이렇게 두루뭉수리하고 덜 참여적인 말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솔직하지도, 피부에 와 닿지도 않습니다. 점잖고 우아할 따름이지요.

듣는 사람들은, [내가 책임진다]라고 말하는 사람에겐 책임을 묻습니다. 그러나 [본인에게 책임이 있다]라고 말하는 사람에겐 책임을 묻는 대신 책임감이 있다고 말합니다.^^ 프로토콜이니까요.

대통령다운 어법이란, 철저히 후자의 화법을 구사하라는 것입니다. 실제로는 아랫사람들과 남들에게 책임을 돌리고 높은 사람의 포지션을 점유하면서, 즉 국민들과 헤어져 기득권의 일원이 되면서, 어딘가 거리감 있는 고상하고 완곡한 어법을 통해 실질적 참여로부터 멀어지면서, 말로만 책임지면서 기득권들의 말투로 기득권처럼 사고하기를 바라는 거지요.

그러나 노무현방식으로는 그렇게 말할 수 없습니다. 임금님이 발가벗었으면 벗은 거지요. 내가 높은 사람이니 다 내 탓이다, 이런 말은 직설적 어법에는 없습니다. 내 잘못과 니 잘못이 있다. 이런 건 있겠지요. 이렇게 되면, 말의 부드러운 안개 속에서 안온하게 감추어져 있던 귀책사유들이 다 드러납니다. 핵심과 본질이 드러납니다.

이것이 노무현 대통령의 어법에 얽힌 문제입니다. 왜 그렇게 그들은 노무현 어법을 못 견디는가. 문화가 다르니까요. 존재가 달라지니까요.

하다못해 프랑스식당에서 밥 먹을 때 프로토콜을 지킬 것인가 말 것인가를 가지고도 수많은 권력투쟁이 발생하곤 합니다. 하물며 우리나라처럼 예송논쟁으로 사람 죽이는 문화까지 있는 나라에서, 대통령이 대통령다운 어법을 지키라고 요구하는 것이 일종의 지배전략이란 것을 사람들이 빨리 알아채지 못하는 게 더 송구할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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