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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리자 2006-07-04 12:54:59 | 조회 : 1641
제      목  스크린쿼터-시나리오 작가입니다.. 참 답답하군요.
시나리오 작가입니다.. 참 답답하군요.

-고침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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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래는 아래 thismanstory님의 질문에 대한 답변입니다. 원글에서 말하지 못한 부분들이 있어서 추가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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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글에 말씀드린 바와 같이 저는 애니메이션 쪽 사람이고, 스크린쿼터에 대해 영화인들처럼 치열하게 생각해온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왠지 제가 영화인들을 대변(?)해서 쿼터 사수를 주장하고 있는 것 같아 민망하고 겁이 나기도 합니다. 자칫 헛소리를 해서 정말 이쪽에 목숨이 걸린 분들에게 누가 되지 않을까 해서입니다. 그러나 님께서 꼭 답변을 바라신다기에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몇자 적을까 합니다.

솔직히 저도 최민식씨나 한채영씨가 사채광고 하는 걸 보고 꼭 저렇게까지 해야 하나라고 화도 났었고, 여러 분들이 말씀하신대로 스타들이나 투자자 등이 문화로서의 영화에 대해 대승적으로 고민함이 부족한 상태에서 위기가 닥치니까 국민들에게 그런 점을 거꾸로 요구하고 있는 면이 없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여자크레딧과 같은 회사는 사채업자가 아니라고 하시는 분들 계시던데 경험자로서 말씀드리자면 별로 차이 없더군요... 웬만하면 그런 데서 돈 빌리지 마시길...특히 한채영 나오는 "여자크레딧".. 이갈린다..)

그러나 그런 점들을 고려하더라도, 결국 피해는 스탭이나 기획자 등이 보게 된다는 점을 강조해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고래와 잉어가 싸우면 새우등이 터지게 생겼습니다... 나머지는 하나씩 제 의견을 달도록 하겠습니다.





3.스크린쿼터는 나쁘다?
우리 영화가 지금 잘 팔리고 있나요? 영화는 벤처산업이고 애니는 굴뚝산업입니다. 영화업, 특히 극장만 바라봐야 하는 한국 영화업은 기본적으로 정말로 취약합니다. 외국처럼 머천다이징이나 DVD 안내냐구요? 전국민이 P2P로 영화를 다운받지 않고 최소한 대여업계라도 살아난다면 좀 나아지겠지요.
그리고 영화 하시는 분들이 줄기차게 말씀하시는대로... 영화는 대표적인 "대중문화"입니다. 자동차와 영화는 다릅니다. 한국 애니가 죽어가는 사이 우리 어린이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는 일본 애니메이션들... 예를 들어 케로로가 일본 군사계급을 그대로 따온 군국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서 위험하다고 말씀드리지 않더라도(롯데월드 케로로 뮤지컬 상영반대 청원도 하고 있더군요), 일본식 사고방식, 사무라이도, 다다미, 인간관계 등이 우리 아이들의 의식에 너무도 쉽고 빠르게 침투하고 있습니다. 그런 게 상관 없으시다면 할말은 없습니다만, 한류니 뭐니해서 우쭐해하는 모습들을 보면 슬퍼집니다.
지금도 그런지 모르겠는데 중국에서는 한달에 개봉할 수 있는 외국영화 편수가 5편 이하여야 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본토든 홍콩이든 중국영화계의 등을 떠밀어 헐리우드와 경쟁해서 질을 높이라는 말을 하는 중국인은 별로 없습니다.
자유무역 이야기를 하시는데, 미국이란 나라가 반도체와 같은 물품에는 보복관세다 슈퍼501조다 뭐다해서 즉각적으로 엄청난 보복을 가하는데, 영화에는 왜 "쿼터 좀 축소해달라-안그러면 보복하겠다"라고 "말"로 요구하는지 모르시겠습니까?


4.스탭을 방패막이로?
개방하면 우리 영화도 더 체질이 강해질거라는 말씀이 요지인 것 같습니다만, 그것이야말로 님의 희망사항입니다. 그리고 말씀드린 바와 같이 우리는 자유경쟁을 할 수가 없습니다. 자유경쟁이란 미국이 한국땅에서 돈을 버는 것과 같이 한국도 미국에서 영화로 돈을 벌어야 한다는 전제가 있어야 합니다.
차라리 애니메이션이라면 미국과 자유경쟁이 가능합니다. 왜인지 아십니까? 아치와 씨팍을 덤앤더머라는 이름으로 바꾸어도 큰 무리가 없습니다. 캐릭터는 국적불명으로 만들기 쉬우니까요.
그러나 영화는 다릅니다. 영화와 같이 실사 캐릭터가 나오는데 여기 동양인이 나오면 미국내에서의 흥행이 극히 제한되기 때문입니다.(일반적인 말씀을 드리는 겁니다. 한두편은 몰라도 백인들이 나오는 영화처럼은 절대 안됩니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흑인들도 영화 주인공 잘 못하지요? 동양인들은 백인이 나오는 영화에 거부감이 없지만 백인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왜 심형래씨가 디워를 굳이 미국 배우 데리고 찍었을까요? 또다른 예로, 스리랑카 영화, 인도 영화를 할리우드 영화처럼 아무 불편함 없이 한국인 대중이 봐줄까요?(한국배우가 나온 영화처럼 흥행할 수 있을까요?) 백인들은 더했으면 더했지 덜하지 않습니다. 저는 카투사 출신입니다. 알게모르게 인종차별... 직접 당하지 않으면 모릅니다.(물론 인종차별 이야기를 하자는건 아닙니다.)
요는, 한국인이 나오는 영화가 한국에서 미국영화가 하듯이 미국에서 경쟁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말입니다. 이러한 불공정 경쟁의 조건이 제작비 논쟁에 묻혀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과 경쟁이 불가능한데 왜 자꾸 자유경쟁을 하자고 하십니까?


5.
저는 조폭영화를 비호한 적은 없습니다. 이 질문에 대해서는 별로 답할 필요를 모르겠습니다.

7.
여기에 대해서는 4번 답변과 중복될 것 같은데요, 좀더 현실적으로 보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원글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영화 소고기 농업 금융 등등을 모두 포기해가면서, 국민적 논란 속에서 FTA를 체결하는 것이 대세인 것처럼 이야기가 되고, 또 FTA가 되면 우리 경제가 나아질거라는(즉 반대급부가 엄청날거라는) 이야기에 대해 저는 전혀 동의할 수가 없습니다. 미리 말씀드렸지만 정말 FTA만이 대한민국의 미래라면, 그게 정말 의심의 여지가 없다면 저는 제 글을 모두 삭제하겠습니다.

좀 다른 이야기입니다만, 한국 출판사들을 전부 합해서 300억이면 산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300억이든 3천억이든, 미국의 다국적 출판사인 랜덤하우스의 자본력에 비하면 정말 우스운 수준이지요.
그거 아십니까? 요새 책들을 잘 보시면 랜덤하우스중앙이니 뭐니해서 랜덤하우스 이름이 들어간 출판사들이 늘고 있고, 그런 이름을 쓰지 않는 출판사들 중에서도 랜덤하우스 등의 자본으로 책을 찍고 있는 한국 출판사가 많다는 사실을요. 이들 미국계 출판자본은 책에 자기들 이름 안넣어줘도 상관없다고 합니다. 왜그럴까요? 어느 시점에서 한국 출판시장 전체를 먹어버리겠다는 겁니다.

미국이 왜 한국 영화시장 쿼터 축소하라고 할까요? 돈벌려고? 그게 근본 목적이 아니죠. 천천히 엎어버리고 전세계적인 판을 새로 짜겠다는 겁니다. 순망치한이라고 프랑스나 중국 등의 쿼터도 신자유주의의 이름으로 깨버리겠다는 겁니다. 쿼터 유지로 한류 일으킨 한국 이라는 프랑스, 중국 등의 핑계거리를 없애버리겠다는 겁니다.
순진한 건 제가 아니라 님입니다.

1.
스타들이 공감대를 얻지 못하는 것과 스크린쿼터가 공감대를 얻지 못한다는 것을 구분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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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한마디...
에 대해서는, 대부분 가정에 근거해서 말씀하고 계시기 때문에 제가 말씀드릴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



-고침-
제 글이 분야 베스트에 올라 있네요. 베스트에 올라가지 않았을 때는 리플이 네 개였는데 올라가니까 60개가 달리네요. 주욱 읽어봤는데 재미있네요.^^

각설하고, 몇 가지 오해하시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 간단히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1.저는 알바가 아닙니다.
시나리오 작가 주제에 글을 못써서 죄송합니다.ㅠㅠ 그러나 1주일에 한 번 부모님 댁에 가는데, 부모님 댁에 도착했어야 할 시간에 이 글을 써야 했고, 그리고 설마 이렇게 관심(?)을 끌지는 생각 못했기에 그냥 생각나는 대로 두서없이 썼습니다.
어쨌든 저는 알바는 확실히 아니구요^^ 제 이름을 밝힐만큼 무모하진 않지만 (주)아툰즈의 "우당탕탕 재동이네" 등의 애니메이션에 참여했고, 요즘은 학습만화 콘티 작업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선배와 함께 자본금 5천만원짜리 애니메이션/만화 기획사 만들었다가 말아먹고 다시 프리랜서 생활 중입니다.
다음 아고라 베스트에 올라간 건 두 번째인데, 애견 키우면 10만원 부과하겠다는 까칠한 국개의원에 열받아서 쓴 글이 처음 올라갔었습니다. 제 아이디로 검색하시면 그 때 제가 쓴 글이 있습니다. 그래도 제가 알바라는 분이 계시다면... 뭐 할 말 없네요.

2.쿼터 때문에 재미없는 영화를 강제로 본다?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십시오. 광고나 예고편, 또는 주위 사람들의 입소문 등에 속아서 재미없는 영화를 "모르고" 본 것이지, 재미없는 줄 "알면서도" 쿼터 때문에 "할 수 없이" 보시지는 않지 않나요?
어제 새벽에 동대문mmc에서 "아치와 씨팍"을 봤습니다. 눈물이 나려고 하더군요. 우리나라와 같은 악조건에서 이정도 퀄리티와 스토리의 애니메이션이 아직도 나올 수 있다니.. 맞는 비유인지는 모르겠지만 프로 저변 없이 몸빵(?)하는 축구 국대가 생각나더군요.
저는 저 자신에게 강제로라도(?) 아치와 씨팍을 극장에서 세 번 이상 볼 것입니다. 아치와 씨팍 광고하냐구요? 네, 광고합니다. 그러면 안되나요? 꼭 애니메이션이라서가 아니라 정말 재밌습니다. 꼭 보세요.
쿼터가 몇 달 전에 이미 줄어 있었다면 이 생소한 "성인 애니메이션"은 헐리우드 대작들에 밀려 저-기 구석탱이 극장에 1,2주 간신히 걸려 있다가 곧 내려갔겠지요. 이게 그렇게 이해가 안되시나요?

3.스크린쿼터는 나쁘다?
그게 나쁜가요? 그 얘길 왜 한국 사람이 하는지 이해가 안됩니다. 논리적으로 볼 때 쿼터를 줄이자고 주장하시는 분들은 결국 FTA에 찬성한다는 말씀인데,(FTA가 없었다면 쿼터 얘기도 크게 불거지지 않았을 테니) 여기서 찬성하시는 분들은 FTA에 대해 깊게 생각하고 그런 말씀을 하시나요? FTA 자체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은 여기서는 논외가 되지만, 문득 궁금해져서 그럽니다.

4.스탭을 방패막이로?
쿼터 줄면 스타들은 더 좋아집니다. 물론 스타들도 부익부 빈익빈이 심화되겠지만요. 저는 영화쪽 분들이 여론의 흐름을 읽고, 스타들 말고 스탭들이나 학자, 기획사 경영진 등 다양한 "업계 종사자"들의 목소리가 더 크게 들리도록 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스타들이 전면에 나서면서 논점이 이상해져버린 것 같습니다.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쿼터로 인해 스탭(+업계 종사자)의 처우가 좋아지거나 하지는 않았고,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쿼터가 줄면 그들에게 적어도, 최소한 플러스가 될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스탭의 처우가 나쁜 것은 스탭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지 스타가 스탭의 피를 빨아먹기 때문은 아닙니다.
(이렇게 쓰면 제가 스타를 옹호한다고 댓글 다는 분이 있겠죠?-_-a)
제 동생은 영화감독 지망생이고, 지금은 영상편집을 하면서 입에 풀칠을(?-저보단 낫습니다만^^) 하고 있습니다. 물론 쿼터 축소에 분개하고 있지요. "신호등이 제 역할을 잘 한다고 해서 신호등을 치워야 하나?"라고 하더군요.
이제 저나 제 동생이 좋은 영화나 애니메이션을 만들더라도 극장에 걸리는 것이 더 힘들어졌고, 그렇기 때문에 투자받기도 더 어려워졌으며, 우리 형제의 미래는 좀더 암울해졌습니다.

5.조폭영화나 양성하는 저질 한국영화를 보기 싫다?
저도 기획자로서 몇 년 이상씩 고민해 왔지만, 소설이나 출판만화와는 달리 대규모 자본과 인력이 투입되는 영화나 애니메이션 기획의 철저한 대명제는 "시장의 흐름을 읽고 시장이 원하는 것을 만든다"라는 것입니다. 이때 시장이란 물론 관객이 되겠지요. 수십억을 날린 뒤에 뒤통수를 긁적이면서 "미안하다"라고 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조폭영화가 아직도 나오는 건 아직도 그게 시장에 먹히기 때문입니다.-좀더 정확히 말하자면 투자자들이 "코미디와 조폭이 통한다"라고 믿고 있기 때문에 기획자들이 그런 영화를 만드는 것입니다.
물론 만약 홍콩영화처럼(사실 홍콩영화에 대해 잘은 모릅니다만 일단 단순화해서 비교하겠습니다.) 자국내 영화가 쿼터를 채우기 힘들 정도라면 그건 다른 이야기가 되겠지만 다행히 아직은(?) 우리나라 영화가 그렇지는 않습니다.

7.마지막으로,
[미국 하원은 자국민들에게 헐리우드만이 아닌 다양한 문화권의 영화를 보여주기 위해 "비 할리우드 영화의 5% 쿼터제"를 실시하기로 했습니다.]
물론 위 문장은 허구이지만, 이 5%가 우리나라 영화계(업계 종사자를 포함해서... 업계 종사자라는 말은 좋아하진 않습니다만 여기서는 가장 정확한 표현인 것 같아 사용합니다.)에 좋을까요? 나쁠까요?

쿼터는 이미 축소되었습니다. 저는 대학시절 학생운동도 조금이지만 해봤고 노무현 대통령 후보를 정말 좋아했었습니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은 끔찍하군요.
네, 물론 정말로 쿼터가 줄어서 한국 영화 경쟁력이 더 살아날지도 모릅니다. 그건 아무도 모르는 거지요.

그러나 여러분이 가장 착각하시는 것은 FTA나 쿼터 축소로 인해 자유경쟁이 될거라는 생각입니다. 저 갓 (뎀) 블레스 아메리카에 억단위 인구와 50여개 주라는 시장(한 영화를 50번 팔아먹습니다.), 그로 인한 10대 1, 아니 100대 1의 자본 투입이 되고 있는 현실에서, 이미 그들은 이기는 게임을 하고 있는 겁니다. 다윗이 골리앗을 이길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걸 믿고 다윗을 골리앗 앞으로 내모는 건 무책임하지 않나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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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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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30세의 시나리오 작가입니다. 애니메이션이나 만화 시나리오도 쓰고 영화 시나리오도 가끔이지만 씁니다. 원래 스크린쿼터 논란에 큰 관심은 없었는데, 이 게시판에 스크린쿼터 관련해서 올라오는 글들을 읽으며, 마감이지만 너무 답답해서 몇 가지만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1.
가장 답답한 것은 여러분이 말씀하시는 영화계의 많은 문제가 스크린쿼터 축소로 해결되는 것이 아닌데 스크린쿼터 축소가 대안인 것처럼 이야기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외제에 환장한 오만한" 스타들의 개런티 거품이 스크린쿼터 축소로 해소될까요? 언젠가 성룡이 홍콩 투자자들은 자신과 이연걸, 유덕화 등의 스타가 나오지 않으면 아예 거들떠도 보지 않는다고 말한바 있습니다.(김희선 성룡 논란인가.. 뭐 그때 그런 이야기를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즉 이 게시판에서 종종 비교가 되는 홍콩영화야말로 스타에 목을 매게 된다는 것입니다. 쿼터가 축소되면 자본이 더 보수적이 됩니다. 경쟁이 더 치열해지는 것인데 스타가 없으면 투자하려고 할까요? 작금의 스타시스템은 쿼터 때문도 아니고 쿼터의 결과도 아닙니다. 스타를 문제삼는 분들은 헐리우드의 2천만달러 그룹 영화배우들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들이 한국 연예인보다 기부도 하는 등 노블리스 오블리제가 있다는 분들.. 순진하시다고 할 수밖에 없네요..;;


2.
스크린쿼터의 문제는 사실 애니메이션과 만화쪽 일을 주로 하는 저에게는 그나마 사치스럽달까? 부럽달까... 하는 느낌이 드는 게 사실입니다. 우리나라 애니메이션과 만화는 거의 몰락 상황이니까요. 흔히들 알고 계시듯이 우리나라 애니메이터 분들과 만화가 분들은 정말 세계 최고급의 실력을 가진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왜 안될까요? 왜 망한다는 얘기가 오래 전부터 나오고 있을까요?

이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서 이야기할 것은 아니지만, 업계 종사자(투자자+제작자+스탭 등등..)의 입장에서 최소한의 수익 또는 최선을 다했을 때 정당한 인정과 대박이 날 것이라는 희망이 없으면 작품의 질이 낮아지고, 이에 따라 사람들이 외면하고, 그로인해 판이 줄어드는 악순환이 발생합니다. 한국영화와 한국 애니메이션은 쉬리가 나오기 전까진 입지가 비슷했지요? 그때 체육선생님이 "나는 한국영화는 안본다"라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던 모습이 지금도 선합니다. 그런데 왜 영화는 뜨고 애니는 죽었을까요?

그것은 쉬리로부터 시작되는 좋은 영화들로 인해 선순환구조가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스타가 많이 가져가고 스탭은 굶는다는 것은 이 논의에서는 중요하지 않습니다.(그 자체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닙니다) 어쨌든 판이 커졌고, 재능있는 사람들이 목숨걸고 일하고, 그에 따라 관객이 모여 돈을 벌고, 이것이 다시 투자되는 선순환구조가 영화는 성공했지만 애니는 실패했다는 것입니다. 아마게돈, 블루시걸 등으로 이어지는 실패담은 여기서 굳이 말씀드리지 않아도 되겠지요..

쓰다보니 길어졌네요.. ^^ 글쓰는게 직업이다 보니 금방 글이 길어지는 점 이해해주시구요, 스크린쿼터는 영화가 문화냐, 스타가 돼지색히냐 등과 같은 문제 이전의 것인데 자꾸 지엽적인 것들을 감정적으로 몰아가시는 분들이 많아서 안타깝습니다. 스크린쿼터 축소되도 스타시스템은 건재합니다. 내기를 걸어도 좋습니다. 그러나 관객은 분명 손해를 봅니다. 10년이 걸리든 1년이 걸리든, 분명 눈에 보이는 날이 있을 것입니다.

할리우드는 자국 국회의원들과 관료를 움직여 한국을 깨고 프랑스를 치려고 합니다. 문화? 독립영화? 자본의 힘 앞에서는 순진한 소립니다.


3.
덧붙여,,, 지금 방송용 애니메이션은 문제가 많긴 하지만 어쨌든 방송총량제라는 이름으로 일종의 쿼터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애니메이션 시나리오도 쓰고 직접 기획하기도 하는 입장에서 보면 이 5%라는 쿼터가 심정적으로나마 얼마나 고마운지 모릅니다. 싫어도 국산 애니메이션을 틀어야 하고, 이 5%를 보고 중소 애니메이션 회사나 저같은 사람들이 혹시나 하는 희망을 갖고 여기저기 투자자를 만나러 다닐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실제로 저도 그렇고 주위의 비슷한 업종의 분들도 마찬가지입니다.-대형 애니메이션 업체들은 물론 크게 목매진 않겠죠.)

즉 쿼터라는 것의 효과는 배에 기름낀 스타의 배를 불려주는 것이 아니라 관련 업계 종사자(스탭보다 더 넓은 의미에서)들이 좀더 많은 작품을 생산하게 하는 동인이 된다는 것입니다
관리자
제 글도 꼭 보시고 답변 바랍니다.


3.스크린쿼터는 나쁘다?

re : 스크린쿼터는 나쁜겁니다. 님같음 미국사람이 미국영화 스크린쿼터로 보호하자고 하면 좋게 생각하실 겁니까? 한국 사람이 그런 얘기를

한다고 이상하게 보는 것은 결국 팔은 안쪽으로 굽어야 한다는 식의 국수주의적 논리입니다. 분명 스크린쿼터는 우리 영화가 잘 안 팔리던 시절

"필요악"으로 만든 제도이지 결코 활성화되어서는 안 되는 제도입니다. 특히나 내수산업이 아닌 수출산업 주도 경제국인 우리나라에서

이런 주장을 펼친다면 과연 우리 물건 사려는 나라들이 그대로 받아들였을 때 우리는 과연 어떻게 해야될까요?

또한 시장은 이상적으로 완전 경쟁 체제일 때 가장 소비자에게 합리적인 소비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완전 경쟁 체제를 부정하는 제도는

그 이유가 어쨌든 필요악인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착각하시는 게 있는데 스크린쿼터는 누구에게도 해를 주지 않는 제도가 아닙니다. 이미

이 제도는 보호무역을 위해 소비자의 권리를 일부 박탈한 비경제적인 제도입니다. 그동안은 우리 국민이 우리 문화산업의 위기를 보고 이를

용인하고 왔었던 것이지 그 자체가 내츄럴한 것이 아닙니다. 물론 오바해서 썼다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만 원론적으로 말하기 위해서니 이해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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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스탭을 방패막이로?

스탭을 방패막이로라고 말하는 이유는 님도 잘 알고 계시네요. 그런데 변명조군요. 맞습니다. 스크린쿼터 제도 자체는 스탭의 처우 개선과는

아무 관계가 없습니다. 그리고나서 모 우리나라 영화가 잘 안되면 스탭 처우가 나빠지면 나빠지지 좋아질 건 없다고 하셨는데 그건 영화사의

문제지 스탭의 처우와는 아무 관계가 없습니다. 또한 스크린쿼터 축소를 무조건 영화산업의 퇴조로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던데 전 왜 그렇게

부정적으로만 보는지 이해가 안 됩니다. 과거에 일본 음악이 국내에 들어오면 국내 시장이 망한다는 말을 하던 일부 xx같은 뮤지션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전면 개방되고 나니 오히려 일본 음악 시장의 관심도가 더 떨어졌습니다.
그리고 역으로 우리의 음악을 수출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한류 문화의 시초를 만들었습니다. 지금도 전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우리의 영화산업이 번창할 수 있었던 것이 과연 우리가 잘 났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아닙니다. 외국 영화가 강하게 치고 오니 우리가 거기에 대항하고 좋은 점은 배워서 경쟁력있는 영화를 만들어 냈기 때문입니다.

쉬리를 보십시요. 외국의 블럭버스터라는 개념을 국내에 들여와 우리 영화의 르네상스 시대를 열었습니다. 왜 그런건 안 보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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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님이 조폭영화를 시장에서 먹히기 때문이라고 비호하신다면 더 이상 스크린 쿼터를 주장할 근거가 없으신 겁니다.

님말씀대로면 우리는 그냥 영화가 시장에 먹히는 대로 냅둬야 됩니다. 미국영화가 시장에 먹히면 그냥 미국영화를 틀어야 된다는 말이시네요.

전 조폭영화로 대표되는 일부 상업성만 등에 업은 영화가 과연 미국의 질좋은 영화보다 모가 좋은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님말씀대로 조폭 영화가 시장에 먹힌다면 계속 만드십쇼. 그게 시장의 대세면 조폭영화가 미국 영화를 누르겠군요. 모가 걱정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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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여러분이 가장 착각하시는 것은 FTA나 쿼터 축소로 인해 자유경쟁이 될거라는 생각입니다. 저 갓 (뎀) 블레스 아메리카에 억단위 인구와 50여개 주라는 시장(한 영화를 50번 팔아먹습니다.), 그로 인한 10대 1, 아니 100대 1의 자본 투입이 되고 있는 현실에서, 이미 그들은 이기는 게임을 하고 있는 겁니다. 다윗이 골리앗을 이길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걸 믿고 다윗을 골리앗 앞으로 내모는 건 무책임하지 않나요?


그래서 다윗은 골리앗과의 싸움을 피해서 도망가야 된다는 말씀인가요? 과연 언제까지요? 다윗이 골리앗만해질 때까지요? 여기 계신 분들은 님

말씀처럼 그렇게 순진한 친구분들 별로 없습니다. 미국의 횡포가 심한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입니다. 제가 궁금한 건 그런 생각을 하시는 님이

미국이 과연 스크린쿼터 축소를 안하고 평화적으로 양보해줄 거라고 생각하시느냐는 겁니다. 어차피 똑같다고 생각합니다. 축소가 안되면

축소가 안되는대로 어차피 다른 제약을 가합니다. 이 상황에서 정부의 결정은 어떻게 하면 우리쪽에 최소한의 피해를 주면서 최대한의 경쟁력을

가지는 쪽으로 해야되느냐 입니다. 단순히 축소를 하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축소를 안 한다면 어느 쪽을 양보하겠느냐 하는 협상의 문제라는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그럼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될까요? 우리에게 경쟁력있는 부분에서 양보를 하고 약한 부분을 보호해야 됩니다.

또 많은 분들이 미국만을 보고 계시는데 수출주도국인 우리나라에서 자유경쟁에 대한 두려움은 사실상 우리 경제

의 파탄을 말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수입을 용인한만큼 우리는 다른 곳으로 수출해야됩니다. 우리가 스크린쿼터 축소를 반대한다면

과연 타 아시아지역의 한류에 대한 역반응을 우리는 모라고 비난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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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느 분이 스크린쿼터가 축소되면 개런티 거품이 빠질거라고 했는지 모르겠지만 저 역시 그렇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연예인의 행동에 반감을 가지는 것은 마치 "이건희 회장이 삼성이 죽어간다. 삼성 물건 사주세요. 노동자의 임금이 개선될 수 있습니다."하며

그 10억차리 벤츠몰고 와서 호소하는 거랑 똑같기 때문입니다. 이건 제도고 모고가 중요하지 않습니다. 과연 대중의 지지를 얻기 위해 무엇을 했느냐의

문제죠. 한마디로 대중의 공감대를 얻지 못 한거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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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한마디...지금의 스크린쿼터 축소의 문제는 영화인의 오만이 그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님도 그런 글을 쓰셨더군요. 영화가 성공하고

애니가 실패한 건 영화 자금의 선순환 문제라고..한마디로 투자가 늘면서 영화가 성공했고 그래서 다시 투자가 된다는..그렇습니다.

그걸 위해서 우리는 스크린쿼터제를 만든 것이고 그렇게 해서 님말씀대로 투자가 생겼습니다. 그런데..왜 축소를 거부합니까? 목적을 이루었으면

당연히 축소하는 게 맞지 않나요? 이건 협상의 문제입니다. 만약 축소 타임을 그만큼 애니에 돌릴 수 있다면 과연 님은 반대하실까요? 아닙니다.

그걸 좀 보십시요. FTA는 협상입니다. 물론 우리는 미국보다 약자이니 분명 손해를 보는 장사를 할 확률이 높지만 그 안에서도 협상은 존재합니다.

스크린쿼터가 축소되지 않으면 그만큼 다른 산업은 당연히 피해를 봅니다. 극단적으로 스크린쿼터제를 축소 안하기로 하고 애니 산업을 더욱

개방한다는 식의 협정이 맺어지면 과연 님이나 애니산업 관련분들은 기분이 어떠실까요? 좀 더 그림을 크게 그리고 보셨으면 합니다.

왜 많은 사람들이 일부 영화인과 영화 산업계를 비난하는지 생각해보세요. 이건 협상입니다. 협상.. 07.04. 12:56 -  
관리자
스크린쿼터 철폐론자들아....생각을 해라

개방하고 경쟁하게 해서 경쟁력을 높이자?

웃기는 소리다.

우리 영화가 언제는 경쟁을 안 한 적이 있었던가? 한국 자동차 산업은 경쟁 없이 컸다. 생각해보라. 우리나라 소비자들에게 외제차를 구매할 자유가 주어졌던가? 외제차는 관세장벽, 비관세장벽 등에 의해 철저히 차단됐었다.
우리 국민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국산차를 살 수밖에 없었고 그래서 오늘날 한국 자동차 공업의 신화가 탄생한 거다.

반면에 영화는 태생적으로 세계 일류 제품과의 항상적인 경쟁에 노출돼 있다. 첫째, 관세 장벽. 영화는 그런 거 없다.
미국 영화라고 우리 영화보다 더 비싼가? 아니다 미국 영화든 한국 영화든 가격은 같다. 소비자들은 똑같은 조건에서 미국영화를 볼 지 한국영화를 볼 지 선택한다. 비디오 가게를 가도 미국 영화와 한국 영화는 나란히 놓여 있었다. 완벽한 경쟁 상황이다. 반면에 자동차는 외제차를 사려면 큰 맘 먹고 거리를 뒤져야 한다.

둘째, 비관세장벽. 외제차를 타면 사회의 지탄을 받는다. 공무원과 일반 회사원은 외제차를 사선 안 된다는 암묵적인 장벽이 있었다. 그러나 미국 영화를 본다고 어떤 문제도 생기지 않는다. 공무원이 미국 영화 본다고 누가 비난하던가. 오히려 미국 영화는 선망의 대상이었다. 같은 가격에 언제든지 선택할 수 있도록 가까운 거리에 있으며 문화적으로도 선망의 대상인 미국 영화와 우리 영화는 맹렬히 경쟁해왔다.

40억 원을 들인 국산 영화와 1000억 원을 들인 미국 영화가 똑 같이 7000 원에 경쟁한다. 다른 부문에선 원가가 비싸면 소비자가도 비싸다. 헐리웃 영화는 경악할 수준의 덤핑공세를 감행하고 있다. 극심한 불공정 경쟁 상황인 것이다. 무슨 경쟁을 더 하란 말인가?

경쟁은 적당할 경우 활력을 높이고 능력을 배양시키지만 너무 강할 경우 개체를 고사시킨다. 특히 아직 어린 개체일 때, 산업의 경우는 유치산업일 때 격심한 경쟁에 노출시키는 것은 그 가능성을 미리부터 거세하는 효과를 야기한다. 다 큰 어른도 너무 격심한 경쟁을 하면 더 이상 능력이 신장되지 않고 오히려 퇴화하는 법이다.

하루종일 선착순을 하는 군인을 생각해보라. 그 군인의 능력이 신장되겠는가? 우리 중등교육은 그 경쟁의 격심함으로 세계에 악명이 높다. 그래서 너무나 당연히 우리 중등교육은 그 내용의 공허함으로 또한 악명이 높다.

산업이라 함은 예측 가능한 것을 말한다. 한국 영화는 예측 가능하지 않다. 주요 제과업계는 판매치를 예상하며 공장을 돌릴 수 있다. 이미 전국적인 유통망이 깔려서 물량을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화가 국제경쟁력을 가진 산업이 되기 위해선 국제적인 유통망이 완비돼야 한다. 국내 시장 규모만으론 절대로 100억, 300억대 영화를 소화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시장이 안정돼야 영화사가 예측 가능한 예산을 짤 수 있게 된다. 그런데 한국 영화사는 국제적인 유통망은커녕 국내 시장 유통망마저 안정되게 확보하고 있지 못하다. 그래서 스크린쿼터라는 장치에 의존하는 것이다. 이 장치를 걷으면 영화가 극장에 걸리고 안 걸리고는 그때그때 극장주의 선택에 딸린 문제가 된다. 이런 극심한 불확실성 상태에 있는 도박과도 같은 부문을 성숙한 산업이라 할 수 없다. 아직 산업으로서 구조도 갖추지 못한 그야말로 유치산업인 영화를 개방 경쟁으로 키우겠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발상이 맞는다면 우리 사회의 상식이 무너져야 한다. 일단 각종 아동, 학생 보호, 보육 시스템부터 상당한 수준으로 폐기할 일이다. 보호 받으면 성장을 못한다지 않는가. 세계챔피언이 될 강한 권투선수를 키우려면 체급을 폐기해야 한다. 플라이급이라도 헤비급과 싸우면 헤비급만큼 강해질 것이 아닌가. 비정규직도 보호할 필요 없다. 정규직과 당당히 경쟁하는 가운데 경쟁력이 생길 것 아닌가.

절대로 과장된 소리를 하는 게 아니다. 앞에서 말했듯 영화는 헐리웃 완전 독점 시장이다. 스크린쿼터는 별다른 게 아니다. 이런 독점 시장에서 우리 영화를 성장시키기 위해 전 세계 모든 나라에 한국 영화 쿼터를 강제하자는 것도 아니고, 미국에 한국 영화 상영 비율을 강제하자는 것도 아니다. 단지 남한, 이 조그만 땅덩이에 극장 상영 비율만을 40%로 보장해주는 겸손한 보호 장치다.

이것은 경쟁으로부터 보호하는 장치가 아니라 최소한의 존립을 가능케 하는 인큐베이터에 불과하다. 경쟁으로 경쟁력이 키워진다면 시장 개방을 통해 헐리웃 수준의 국산 영화가 나와야 한다. 과연 그럴까? 스크린쿼터를 폐지하면 우리도 타이타닉을 만들 수 있게 될까? 스크린쿼터 폐지를 주장하는 재경부 관료들은 정말 그렇게 생각하는가?

지금 실기하면 두고두고 후회할 수 있다

지금 강력 텔레콤이 국내 시장의 80~90%를 독점하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겸손 텔레콤이 출사표를 던졌다. 그러자 정부에서는 겸손 텔레콤을 보호하기 위해 춘천 시내 시장의 20%를 겸손 텔레콤에 쿼터로 줬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정부에선 이제 겸손 텔레콤의 경쟁력이 충분하다며 춘천 시내 쿼터를 10%로 줄인단다. 강력 텔레콤과 경쟁하면서 크라고. 이게 무슨 경우인가?

스크린쿼터는 40%인데 왜 춘천 시내 쿼터 20%로 비유했냐는 문제제기가 있을 수 있겠다. 스크린쿼터는 절대로 영화시장 40%가 아니다. 스크린쿼터는 스크린쿼터일 뿐이다. 다시 말해 극장 상영일수만을 보장한 것뿐이다.

정상적인 시장에서 극장 수입은 영화가 벌어들이는 수익의 작은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큰 수익은 2차 시장에서 나온다. DVD, 비디오, 케이블TV, 공중파TV 등등. 거기에 캐릭터 상품 시장이 또 있다. 우리 영화사들이 스크린쿼터에 목을 매는 것은 한국 영화의 수익구조가 오직 극장상영에만 달린 기형적인 구조이기 때문이다.(극장 수익 비율이 80%)

헐리웃은 자국 극장에서 1차로 돈을 벌고, 다른 나라 극장에서 2차로 돈을 벌고, 다시 자국 DVD, 비디오, 케이블TV 시장 등에서 더 큰 돈을 벌고, 4차로 해외 판권, 그리고 또 캐릭터 상품 판매로 전 지구적인 수익을 얻는다. 한국 영화는 국내 시장에서조차 극장 상영 이외에는 수익을 얻지 못한다. 한국 영화산업이 도박일 수밖에 없는 또 다른 이유다. 극장 상영은 가장 부침이 심하다. 2차 시장의 매출은 상당히 안정적이다. 우리 영화는 오직 극장 시장의 변덕만 바라 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스크린 쿼터 같은 안전장치의 의미가 더 커지는 것이다.

이제 겨우 한국 영화에 해외판권판매라는 새로운 수익 창구가 보이고 있다. 이제 막 이륙의 기미가 보이는 것이다. 다시 말해 겸손 텔레콤이 춘천 시내 20% 쿼터를 발판으로 경쟁력을 키워 인근 군에서도 가입자를 유치하기 시작한 단계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춘천 시내 20% 쿼터의 수익이 회사 존립 기반이다. 전국 단위 소비자들은 겸손 텔레콤이라는 회사 자체를 모른다. 강력 텔레콤이 수퍼스타를 앞세워 전국 방방곡곡에 광고를 퍼부을 때 겸손 텔레콤은 광고는커녕 제품개발비도 강력텔레콤의 100분의 1밖에 안 되는 형편이다. 겸손 텔레콤은 항변할 수밖에 없다. “어떻게 경쟁하라고?”

정상적인 자본주의 국가에선 공공부문이 아닌 이상 한 기업이 시장의 80~90%를 독점하는 상황을 용납하지 않는다. 독과점은 시장질서를 무너뜨리고 후발주자의 진입을 막기 때문이다. 심지어 미국은 공공부문의 독점까지 용납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 정부는 SK 텔레콤의 점유율을 규제하면서 후발주자인 KTF와 LG 텔레콤의 성장을 돕지 않는가.

SK 텔레콤의 시장 점유율이 50%만 넘어가도 독과점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그런데 헐리웃의 80~90% 독점을 보면서는 왜 꿀 먹은 벙어리인가. 80년대 한국 자동차의 국내 점유율이 거의 100%에 달할 때 한국 자동차 산업의 성장을 위해 대대적인 외제차 타기 운동을 벌이지 않은 것은 무슨 이유인가? 국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아직은 보호가 필요했기 때문일 터. 영화는 국내 시장 점유율 50%로 국제 경쟁력이 생겼다니, 왜 한국 정부는 잣대가 시시때때로 달라진단 말인가.

이제는 국가브랜드를 업그레이드해야 할 때다. 정부 스스로도 요소투입형 성장의 시대는 끝났다고 말하고 있다. 이제는 창조성과 문화의 시대다. 영화는 문화산업의 꽃이다. 극단적으로 말해 영화 자체는 돈을 벌지 않아도 된다. 단지 우리 영화가 국제적으로 널리 상영만 되도 한국의 국가 브랜드는 다른 차원으로 상승한다.

스크린쿼터를 줄이든, 혹은 폐지하든 한국 영화의 씨가 마르진 않을 것이다. 그러나 국내 시장 30%, 40% 정도로 명맥을 유지하는 것이 한국 영화 산업의 목표가 돼서는 안 된다. 영화는 일류 선진국이 반드시 갖춰야 할 소프트파워의 핵심 소재 중 하나다. 굴뚝 없는 산업이라는 관광 산업을 위한 중요한 인프라이기도 하고, 국내 산업 경쟁력이 세계 일류로 올라서기 위해서도 영화의 이미지는 중요하다.

명품과 일반 공산품의 차이는 단지 기술력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문화에 대한 선망이고 이미지다. 영화는 제조업 분야에 항공 산업, 자동차 산업이 하는 역할과 같은 막대한 파급효과를 문화산업부문에 발휘한다.

어처구니없는 개방경쟁논리, 스타들과 몇몇 상업영화들에 대한 악감정으로 한 유치산업이 이제 막 기적을 창출할 수도 있는 중대한 국면인 이 때 우리가 실기한다면, 그것도 정부 주도로 실기한다면 우리는 두고두고 후회하게 될 수도 있다. 07.04. 12:58 -  
관리자
스타들의 사치스러운 생활에 반감가지는 분들..
그 감정적 마음은 이해를 합니다만...
죄송하게도 스크린 쿼터를 폐지한다 해서 그들이 죽진 않습니다..
막말로 시위나오는 A급스타들..
쿼터의 직접적 피혜를 입는 사람들이 아니라는거죠..
기본적으로 스타들의 밥그릇 싸움은 논의의 본질이 아닙니다..


조금 과장해서 이야기를 해보자면..
본문 쓰신 작가분의 말처럼 쿼터의 피해는 스탭들에게 갑니다..
영화산업의 본질은 자본..
그리고 미국에 비해 엄청나게 열악한 한국영화 산업의 현실에서..
스크린쿼터는 자본의 유인요인이 됩니다..
쉽게 말해서 쿼터라는 보험이 있기에 투자사가 쉽게 투자하는거죠..


조폭쓰레기 영화중심인 지금의 현실을 비판하고 쿼터폐지주장하시는분들..
죄송하지만 쿼터폐지되면 '조폭영화만'보게 되실겁니다..ㅡㅡ;;
안타깝게도 님들이 주장하는 그런 쓰레기 영화에 관중이 모이기때문이죠..
실패확률이 낮은 조폭쓰레기 영화는 쿼터가 사라져도 존속되지만..
모험적인 작가영화는 더이상 버티기 힘듭니다..
공포영화매니아인 제가 가장 재미있게 본 영화 '알포인트'
투자사에서 귀신이 안나오면 흥행안된다고 시나리오 수정명령했답니다.ㅠㅠ
개인적으로 정말 안타깝습니다.. 좀더 완성도 있는 영화를 볼 수 있었는데..


마지막으로..
한국 영화산업..
그렇게 탄탄하지 않습니다..
90년대 후반 이후 근 7~8년간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지만..
이 역시 거품입니다..
지금도 영화한번 실패하면 기업이 도산위기에 몰리는게 우리 현실입니다..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적절한 비유가 되겠네요..ㅡㅡ;;)


어쨌든..
스타들의 오만에 울화가 치밀 수도 있고..
수준 높은 외화를 좀더 많이 보고픈 마음도 알겠지만..
조금만 감정을 추스리고 이성적으로 봅시다..
그리고 자유경쟁은..
양자가 동일한 역량을 갖추었을 때의 문제입니다..
세계영화시장의 90%이상을 석권하고 있는 미국영화입니다..
차라리 유치원생에게 넌 왜 미적분을 못하냐고 비판하셔야죠..ㅡㅡ;;
이젠 세계적으로 자체영화제작이 가능한 국가가 몇 되지도 않는데..
소중한 우리의 자산.. 지켜나갑시다... 07.04. 12: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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