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시간으로 아침 6시, 몸은 피곤했지만 그냥 눈이 뜨였다. 그리고 황우석 교수의 기자회견을 보았다.
참 안타깝다. 세튼의 결별선언, 그것은 황우석 교수에게도 인간적으로 참 아픈 것이며, 앞으로 줄기세포 연구에 큰 유실임은 분명해 보인 듯 하다. 적어도 황우석 교수의 소탈한 인격과 심미성이 잘 드러난 시간이기도 했다.
사실 황우석 교수가 파견한 피츠버그 쪽의 연구원들과 새튼 교수의 '모종의 결탁'은 심증적으로, 가능한 시나리오로도 보여진다. 황우석 교수는 연구원의 거취를 그들이 판단할 수 있도록 맡겼다.
그러나 내 개인적인 바람은,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서 연구에 매진하는 것이 여러모로 도움이 될 듯 하다. 그들 개인에게, 그리고 국가에게. 미국이 사적으로는 편한 공간일런지 몰라도, 배아줄기세포는 한국의 황우석교수 팀이 세계에서 유일하게 그리고 주도적으로 연구하고 있지 않는가.
헬싱키 선언? 그냥 웃자. 서구에 헬싱키 선언이 있었다면, 한국에는 심청이 윤리가 있다. 60년대에 나온 선언으로 2002년의 '난자기증'을 그렇게 매도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그 선언은 재해석되어야 할 문헌이지, 오늘의 연구를 옭죄는 수갑이 될 수가 없다.
황우석 교수가 '줄기세포허브' 소장직을 사퇴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는 잘은 판단이 서지 않는다.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소장직을 사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 아직은 황우석 교수도 처음 열었던 허브의 구상에 대해 충분히 점검해야 하고 총지휘 해야 할 사안이 많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공적인 자리나 정부의 여러 관련 직을 사퇴할 수는 있어도, 허브 소장직을 사퇴하는 것은 '국민의 성원'을 생각해서라도 다시 한번 고려하면 참 좋겠다 싶다. 한국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허브'의 판을 깨려는 서구와 국내의 모든 외풍을, 오히려 정면으로 막아내는 것이 더 필요한 때이기도 하다.
전반적으로 황우석 교수 팀의 연구에 대한 한국내부와 서구의 패권과 흠집내기, 그리고 '내재적 관점'이 아닌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요구하는 '윤리적 비난', 그리고 프레시안을 비롯한 황색 언론의 가벼움으로 인해 벌어진 상흔과 촌극이라는 생각이 든다.
황우석 교수 팀의 문제는 '윤리적 약점'이 아니라 '윤리적 논란'일 뿐이다. 그 팀은 오늘의 문명에게 생명이해에 관한, 그리고 생명윤리에 관한 문제제기의 지평을 확대시킨 순기능을 했으면 했지, 매도당할 일을 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이 엄청난 후폭풍의 논란의 수류탄을 자신의 가슴에 품고, 터지는 파편을 최소화 하기 위하여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황우석 교수. 그를 진정으로 비난할 수 있는 자가 몇몇이나 있을 수 있는지 한번 진지하게 생각해본다.
수많은 사람들과 언론... 그들은 무엇을 위해 그렇게 말들을 해 왔고 비난을 해 왔는가. 오늘의 저 기자회견이 또 얼마나 국내, 그리고 한국의 멘탈리티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서방의 언론의 '먹이'가 되어 잘기잘기 찢겨질 지 한숨이 나온다.
대의적 관점에서 보면, '줄기세포연구'와 '허브'의 정신은 자본과 국익 이전에 '인류 복지의 증진과 참여'라는 큰 그림을 갖고 있다. 이 대의가 깨지지 않도록, 지혜를 모아 우리 모두가 사는 길을 찾아 나아가야 할 것이다.
우리 모두 하얀 눈을 밟으며 처음 길을 여는 그 정신을 잃지 않고 말이다.
전철의 신학동네 http://theology.co.kr
|
|
